
화려한 조명 아래 있던 스타들의 사생활이 극도로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故 김새론 측의 녹취록 조작, 서민재의 유서 공개, 손흥민의 협박 사건까지. 연예인들의 사랑이 파국으로 향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배우 고(故) 김새론과 관련된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故 김새론의 주장이 담긴 녹취록을 유족에게 제보한 A씨는 미국 뉴저지주에서 괴한에게 피습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거짓으로 밝혀졌다.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는 A씨가 "목 부위를 칼로 9번이나 찔렸다"며 괴한들의 배후에 배우 김수현이 있다고 의심했지만, 이후 A씨는 돌연 "팔을 다쳤다"고 말을 바꿨다. A씨가 공개한 진단서에는 오른쪽 어깨와 왼손에 자상을 입었다는 내용만 있을 뿐, 목 부위 상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씨가 제공한 녹취 파일이 AI를 통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점이다. 유튜버 이진호는 "해당 녹취는 AI 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것"이라며, A씨가 김수현 측에도 접촉해 금품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하트시그널3' 출연자 서민재는 남자친구와의 임신 갈등을 SNS에 공개하며 충격을 안겼다. 19일에는 '유서'라는 단어가 적힌 메모 캡처까지 올리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게 누굴까? 아기 가졌는데 혼자 발버둥치는 사람일까. 숨어서 수천만원 내고 대형로펌 선임해서 아기 엄마를 스토킹으로 고소하는 사람일까"라고 토로했다.
서민재는 지난 3일 임신 사실과 함께 A씨가 연락을 끊었다고 폭로했다. 그녀가 공개한 메시지에는 "계속 피하기만 하면 어떡해. 이렇게 무책임하게 임신했는데 나 버리면 어떡해", "나 좀 살려줘" 등 절박한 호소가 담겨 있었다.
서민재는 과거 위너 출신 남태현과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대한민국 축구의 자존심 손흥민은 임신을 빌미로 한 공갈 사건에 휘말렸다. 2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며 초음파 사진을 보냈고, 이를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3억원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병원 기록에서 실제 임신과 중절 수술 이력을 확인했으나, 아이의 친부가 손흥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손흥민 측은 "초음파 사진이 조작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손흥민과 결별한 후 만난 40대 용씨는 올해 3월 "언론에 임신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추가로 7000만원을 요구했다. 실제로 용씨는 JTBC '사건반장' 등에 "손흥민이 낙태를 종용한 문자메시지와 수술 기록지가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서울중앙지법은 17일 공갈 혐의를 받는 A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용씨 모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씨가 법원에 출석할 때 포승줄에 묶인 채 얼굴이 노출되자 인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은 오는 여름 토트넘 홋스퍼와 함께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사생활 논란으로 이벤트 매치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연예인의 사생활과 공인으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관계가 법정 다툼과 공갈, 협박으로 변질되는 과정에서 모두가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